한국 무신론자 모임

한국어

세상사는 이야기

[영화] 노아

2014.08.27 05:23

비만좀비 조회 수:2488


 영화 노아를 이야기하기 전에 확실히 그리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영화에 대해 사실적인 부분이나 과학적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게 된다면 그건 실수이고 이 글을 쓸데없이 길고 지루한 장광설로 만들기 좋은 선택이다. 그러니 과학적인 부분 또는 역사적 사실 지리학적 사실, 기후적, 토목학, 생물학 그리고 심지어 종교적인 부분까지 가지고 있던 지식을 이 영화에 대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개처럼 이 영화를 덮고 있는 논란과 또는 불만과 그것도 아니면 열렬한 지지를 지우고 순수하게 영화의 이야기에 집중해 본다면 당신이 볼 영화 '노아'는 마지막의 감동을 위해 몸부림치는 처절하게 슬픈 영화를 볼 것이다. 이야기가 슬프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영화 자체가 불쌍하고 슬프다.

판게아가 보인다면 착각이다. 그냥 지구다! 편하게 생각하자

 영화 속 노아를 이끄는 힘은 무엇인가? 그가 목격하는 탐욕과 욕망 서로를 죽임으로써 이루어지는 힘의 대결들 그런 끝내야 한다는 신의 계시가 노아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노아를 이끄는 것은 자학에 가까운 죄의식이다. 인간인 자신에 대한 죄의식에서 인간들 모두에게 품은 실망과 그런 것과 한 종족이란 죄의식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죄의식에 젖어서 방주를 만들고 타인들과 맞선다. 

굶주림 속에서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동물이라면 그것이 인간이라 할지라도 하는 행동들은 다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은 더 나을 거라고 기대한다, 더 나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심지어 나 역시 인간이 좀 더 나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아의 죄의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의 행동은 창조주를 닮았다. 질투와 분노 잔인함과 폭력성 그 모든 것이 신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신은 아담과 카인의 죄를 그 후대에까지 물어 굶주림과 기아 속에 던져 놓았다. 인간을 도우려던 천사들을 벌했으며 종국에는 인간을 벌하려 했다. 난 신을 믿지 않는다, 다만 영화 속 상황들을 보았을 때 창조주는 우리를 벌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바로 자신을 닮은 인간을 만든 실수를 만회하려는 것이다. 인간의 죄 이전에 창조주의 실수가 있었다. 자신의 실수를 인간에 대한 징벌이란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가리려 하는 것이다.

신의 실수는 배제된 인간의 죄

 지금의 비판이 마치 노아에 대해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뭐! 일부분은 사실이지만 비판만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그럭저럭 볼만하다. 천사들이 자신들을 희생하고 승천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두발가인의 신에 대한 분노는 그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이해했다. (오해하진 말자 그를 이해했다는 것이 아니다.) 극장에서 만 원 주고 봤다면 분노했겠지만, VOD 천원이면 시간 죽이기 아깝지 않다. 실컷 욕도 할 수 있어 즐거운 면도 있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 채식주의자 작가가 이 영화 스토리를 각색한 것이기에 육식에 대해 그렇게 혐오스럽게 쓴 거야?!) 그럼 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마음에 드는 영화는 아니다.

나에게도 말하라고!

정리하자면 노아는 좋은 영화가 아니다. 이유는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공정하지도 않으면서 공정한척하고 종교적인 척하면서 그것을 거짓 과학으로 설명하려 한다. 인간의 행위 전체를 큰 죄로 규정하면서 혐오감을 끝없이 내뱄는다. (나의 경우는 내가 온종일 하는 짓이라 더 싫다.) 모성애, 사랑, 꿈 그리고 가장 크게 육식까지(고기 먹는 게 뭐 어때서!) 신의 선의나 목적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영화 속에서 보인 인간과 신의 불공평한 관계는 신의 선의나 목적을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난 영화든 TV든 때로 교훈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단순한 정보가 아닌 교육 하려 들려고 해도 이해한다. 심지어 교육도 대중 미디어의 의무라 생각한다. 영화 한 편에 인생이 달라지지 않지만 좋은 영화 100편을 본다면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거기에 노아가 끼어들지 않는다는 것은 나에게는 꽤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