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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년기의 끝

2015.09.17 22:55

비만좀비 조회 수: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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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필사적으로 세상에 인간보다 높은 존재가 있기를 바랄 때가 있다. 인간으로써 한 생명으로써 누군가에게 보호 받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신을 믿으면 그렇게 된다고 하지만 난 그런 말을 믿지는 않는다. 신이 없다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인간인 나를, 이 세계를 지켜주는 것은 우리 자신 뿐이다.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축하한다. 삶에서 많은 두려움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유년기의 끝은 그런 두려움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을 걱정해야 하던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은 각자 달로 향해 날아갈 우주선을 만들고 발사할 날만을 세고 있었다. 한때는 친우였던 두 과학자는 이제는 각자의 국가에서 미래를 꿈꾸지만 어쩌면 종말의 씨앗이 되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목격했어야 했던 날에 그들의 새로운 지배자를 맞이 해야만 했다.”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은 그의 다른 작품인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연결되어 있다.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인류의 유년기를 열어준 말없는 인류의 관리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 작품은 말많고 동정심 많은 새로운 관리자와 인간 간의 이야기 이다.

 

 줄거리를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요약하자면 인류과 외계인과 만난다 그들은 공격적이지 않으며 너그럽다 인류를 보호하며 진정한 의미의 평화의 시대를 만들려 한다. 인류는 번성한다. 그리고 종말을 맞이한다.

 

 수십년된 소설을 스포일러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이유는 유년기의 끝이 TV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아래 트레일러)

트레일러를 보면 뭔가 격정적인데 소설은 그렇지는 않다....-_-;

 

 먼저 생각해야 할 문제는 정말 아서 c 클라크가 인간과 인류를 비극의 산물로, 종말로 가는 별볼일 없는 생명으로 여겼냐 하는 것이다. 국내에 2001년 출판된 유년기의 끝(시공사) 에 나와 있는 해설에는 저자의 유명한 시리즈 물들과 이 유년기의 끝을 두고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는 작품으로 보고 있다. 이 작품만 두고 본다면 분명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난 그가 인류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았다면 탄생한 아이가 자신들과 다른 존재란 것을 알았을 때 절망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도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구의 파괴에 순간에도 지구에 남은 최후의 인간인 잰의 허세와 같은 그리고 꿈꾸든 중계했던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의 종말에 대해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초월하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이 다른 존재에게 도움을 받더라도, 초월해 인간이상의 존재가 되길 꿈꿨던 것이다. 전쟁과 냉전을 거치며 인간 스스로의 힘이 아니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초월적인 존재를 꿈꾼 것이다. 물론 비겁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무신론자였던 저자가 만든 존재들은 너무나도 신과 닮아 있다. 강하고 너그러우며 위대해 보이기 까지 하다.

 그의 비겁함에도 나는 그가 인류를 하찮거나 믿지 않았다고 보지 않는다. 심지어 책의 해설자 고장원는 [다음 책에서는 최초의 접촉에서 보이는 인류의 대한 믿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라고 했는데, 그 인류의 대한 믿음은 저자의 다른 책인 낙원의 샘에 분명하게 나와있다.

 

 이야기로서의 유년기의 끝은 조금 심심한 면이 분명히 있다. 긴장감 넘치는 정보전도 외계인과의 혈투도 사람들간의 권력 다툼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적인 호기심과 절망을 그리고 좌절의 모습을 너무나도 많이 보여준다. 그 모습은 슬프기 까지 하며 무기력한 인간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할 것이다. 재미있는 책을 찾는 다면 결코 권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와 삶, 인류, 진화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며 초월적인 것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해준다. (외계인을 초월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 이상의 존재에 대해 책에서 이야기한다)

 

 냉전은 끝났다.(신 냉전 시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야 희망적이지 않은가?) 인류가 가진 종말의 공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세상에 비극이 넘친다 해도 나는 인류를 믿고 싶다. 그러나 비극을 외면하고 보는 희망은 거짓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롭지만 어둡고 절망적인 세상이라고 이야기 해도 좋을 이 지구 우주선에서 어쩌면 초월적인 무언가를 찾아 기대는 것은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고민해야 한다. 인간으로 살다 죽을 것인지 아니면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 존재가 되어 떠날 것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