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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분자적 메커니즘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

2010.06.19 11:20

카루치 조회 수:10304

예전에 디씨인사이드 무신론갤에서 글 몇개 올리고 할 때 올렸던 건데,,, 말투만 경어체로 바꿔서 다시 올려봅니다.


진화의 분자적 메커니즘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


(1)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생물의 특성)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고양이와 고양이 시체를 예로 들어 생각해봅시다.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살아있는냐 또는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

그건 너무 포괄적이지요. 가장 큰 차이점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죠.

예를 들어 고양이를 때리면, 지랄하거나 도망가거나 하죠. 또한 추운데 놓아두면 벌벌 떨어

근육으로부터 열을 발생시킬거고, 더운데 놓아두면 발에서 땀을 흘리고 헐떡거릴(물론,

고양이는 개처럼 잘 헐떡이진 않음) 거에요. 반면, 고양이 시체는 그렇지 않지요.

이러한 자극에 대한 반응의 가장 공통적이고 중대한 목적은 ‘항상성(homeostasis)’입니다.

항상성이란 쉽게 말하면 ‘집단 또는 개체 또는 세포의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이에요.

이러한 항상성은 근본적으로 생체 내 화학반응에 의해 일어 나는데 이를 물질대사(metabolism)

라 해요. 물질대사에 의한 항상성의 유지는 생물이 무생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 됩니다.


자, 이제는 이 ‘항상성’ 이란 개념을 집단수준으로 확장해 봅시다. 집단 내 개체들은 늙어서 죽던

사고로 죽던 복상사로 죽던(?) 언젠간 죽어요. 결국, 집단 내 개체가 모두 소멸되지 않으려면

각 개체는 다른 개체를 생산할 능력이 있어야 하죠. 한 개체가 그들 스스로 또는 다른 개체와

함께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과정을 ‘생식’ 이라 해요. 고양이는 고양이 시체와 달리 새끼 고양이를

만들 수 있고, 이처럼 집단의 항상성을 위한 생식은 생물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는 이것만 기억해 두면 되요. ‘물질대사’ 와 ‘생식’ . 그리고 이 둘을

묶어주는 공통적인 키워드는 ‘항상성’.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자극에 대한 반응'


(2) 생물은 효소에 의해 동작하고 조절받는 화학적 분자기계이다.

생물이 가지는 두 가지 특성, 그리고 그로부터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결국 생체 내 화학반응에

그 근본이 있습니다. 더울 때 땀흘리는 것, 밥안먹으면 배고픈 것, 므흐흐한것 보고 므흣해지는 것

모두 화학반응이라는 얘기에요. (근데 이 화학반응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다 쓸려면 책 한권

내야 되므로 패쓰.) 그런데 이러한 화학반응 중 상당수는 ‘효소(enzyme)' 라는 넘이 없으면

일어나지 못해요. 효소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 임계값 (즉, 활성화에너지) 을

낮춤으로써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여 원래는 매우 느린 속도로 일어날 화학반응을 생체내에서

충분히 유의미한 속도로 일어나게 해요. (이를 촉매작용이라 합니다.)

또한 효소는 다른 단백질이나 기타 물질에 의해 그 활성이 조절됩니다. 만일 효소의 활성이

조절되지 못한다면, 화학반응 또한 조절되지 못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므흣한 걸 보면

계속 므흣해있거나 또는 므흣해지지 못하게 되 버려요.

즉, 생물이 가지는 생물체로써의 특징과 현상은 효소의 활성을 조절하여 생체 내 화학반응을

조절함으로써 나타나게 되는거에요.


(3)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효소는 그 전체 또는 대부분이 단백질(protein)로 이루어져 있어요. 단백질은 아미노산

(amino acid)이 일렬로 결합한 실 모양의 구조물이 접혀서 형성됩니다. 이러한 아미노산 중합체의

실 모양 구조를 ‘1차구조’ 라고 하는데(하나의 선은 1차원이니깐), 1차구조는 아미노산에 있는

원자들 간의 특수한 역학관계에 의해 2차원적 모양으로 접혀 2차구조를 이루게 되요.

또 2차구조는 다시 아미노산 원자들 간의 특수한 역학관계에 의해 3차원적 모양(즉, 입체)으로

접히고, 이를 3차구조라 합니다. 3차구조의 단백질은 2개 이상이 모여 4차 구조를 이루기도 해요.

단백질은 3차 또는 4차구조가 되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고, 효소단백질 또한 마찬가집니다.

어떠한 모양의 3차 또는 4차구조가 형성되는지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원자들 간의

역학관계 양상에 따라 결정되고, 이러한 역학관계 양상은 어떤 아미노산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었느냐에 따라 달려 있어요. 결국 효소의 모양은 효소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되는 겁니다. 또, 효소는 그 모양에 따라 어떤 화학반응을 어느 정도로 촉매하는지,

그리고 어떤 조절분자와 결합할 것인지가 결정되요. 그리고 이는 효소의 기능을 조절하는

다른 단백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집니다.

요약하면, 효소가 어떤 화학반응을 어떻게 촉매할 것인지는 효소단백질 또는 그 조절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되는 거에요.


(4)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은 DNA에 저장되어 있다.

지금부터 설명할 얘기는 분자생물학의 핵심이론이에요. 흔히들 Central theory 라고 하죠.

사실, Central theory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글이 너무 길어져 버리고 어려워져요.

그래서 오개념이 많더라도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써 볼게요.

우선 DNA에 대해 알아봅시다.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의

4가지 염기를 가진 뉴클레오티드들이 랜덤하게 일렬로 반복된 구조에요. 편의상 아데닌 염기를

가진 뉴클레오티드를 그냥 아데닌이라 하고, 구아닌 염기를 가진 뉴클레오티드를 구아닌이라

하고, 이런 식으로 말할께요.

DNA의 염기서열은 RNA라 불리는 또 다른 염기서열로 전사되는데, RNA는 DNA와 거의

비슷하지만 티민 대신 우라실(U)이라는 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사’ 란 ‘어떤 정보를 주형(틀)으로 하여 원본의 의미를 그대로 간직하지만, 그 형태는 다른

복제본을 만드는 것’ 이에요. DNA가 RNA로 전사될 때는 아데닌이 우라실에, 구아닌이 시토신에,

시토신이 구아닌에, 티민이 아데닌에 대응되지만, 이 대응은 1:1 대응이기 때문에 원본(DNA)의

의미를 그대로 내포할 수 있습니다.

RNA의 염기서열에서, 3개의 염기가 하나의 아미노산을 뜻하게 됩니다.

(한 아미노산을 뜻하는 3개의 RNA 염기를 ‘코돈’ 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GAG (구아닌-아데닌-구아닌)는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을 뜻합니다. 이런 식으로

3개의 염기가 한 아미노산을 뜻하게 되는 것은 tRNA라는 녀석에 의해 가능해져요. tRNA는

2차구조가 클로버(♣) 모양의 분자인데, 가운데 잎 부분에서 3개의 RNA염기와 결합하고,

줄기 끝부분에서 아미노산과 결합해요. 예를 들어 글루탐산과 결합한 tRNA는

구아닌-아데닌-구아닌 코돈과 결합함으로써 구아닌-아데닌-구아닌 코돈이 글루탐산을 뜻하게

되는 거에요. 이런 식으로 해서 61가지(4의 3승 해서 64. 여기에서 종결코돈 3개 빼서 61가지)

코돈들은 총 20가지의 아미노산을 고유하게 지정하게 되고, 리보솜이라는 큰 효소뭉치에

의해 아미노산과 결합한 tRNA가 각각의 코돈에 결합하고 아미노산 사슬이 만들어지는 거에요.


즉, RNA 상에서 어떤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있는지 (즉 염기서열) 에 의해 아미노산 서열이

지정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UUUAUGGAG 의 RNA 염기서열은 페닐알라닌-메티오닌-글루탐산 의

아미노산 서열을 지정하게 되죠. (3개씩 끊어서 UUU는 페닐알라닌, AUG는 메티오닌,

GAG는 글루탐산을 지정하니깐.) 그리고 RNA 염기서열은 DNA 염기서열에 의해 결정되므로,

DNA의 염기서열이 아미노산 서열을 지정하는 셈이죠. 또, 앞에서 설명했듯이 효소가 어떤

화학반응을 어떻게 촉매할것인지는 효소단백질과 그 조절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결국 효소단백질과 그 조절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지정하는

DNA 염기서열에 의해 그 효소의 기능적 특성이 결정되게 되죠.

결론적으로, DNA의 염기서열은 효소와 그 조절단백질의 특성을 결정하고, 그 결과 생체 내

화학반응이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요. 또, 내용이 너무 복잡해질까봐 설명하진

않았지만, 수용체나 세포외 기질 단백질, 수송단백질, 세포골격 단백질 등 세포의 수많은

단백질들도 효소와 마찬가지로 그 특성이 DNA 서열에 의해 결정되게 되요.

그리고 생체 내 화학반응이 생명현상, 즉 생물의 내적 외적 모든 형질을 결정하므로, 궁극적으로

DNA의 염기서열이 생명현상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를 간단히 도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DNA염기서열 -> RNA염기서열 -> 아미노산서열 -> 단백질 ->생체내 화학반응 -> 생명현상


(5) 진화의 메커니즘

진화의 메커니즘의 핵심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이에요.

그리고 돌연변이는 ‘DNA 염기서열의 변화‘ 를 뜻하죠. 따라서 돌연변이는 DNA 염기서열을

변화시키고, 이는 RNA 염기서열을 변화시키고, 또, 이는 아미노산 서열을 변화시키고,

이는 단백질의 특성을 변화시키고, 결국 세포 내 화학반응과 이로 인한 생명현상을 변화시키게

되요. 그런데 대부분의 DNA 염기서열의 변화는 그 염기서열이 비기능적인, 또는 유해한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지정하게 하고, 그 결과 그 단백질이 관여하는 화학반응에 문제가 생겨 개체는

기형이 되거나 죽어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개체는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따라서 집단 내에서

생식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거나 적게 가지기 때문에, 집단 내에서 사라지게 되요. 하지만 드물게

어떤 DNA 염기서열 변화는 그 염기서열이 무해하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지정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그 개체는 새로운 형질을 나타내게 되요. 이 새로운 형질이 환경에 적응하기

유리하다면, 돌연변이가 일어난 개체는 보다 많은 생식의 기회를 가지게 되고,

그러한 돌연변이는 집단 내에서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나게 되겠죠. (자연선택)

이러한 식으로 돌연변이들 중 드물게 나타나는 ‘유익한 내지 무해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집단 내에 퍼지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기존의 종과는 확연히 틀린 외형적, 생리적, 분자적

특성을 가져 ‘새로운 종’ 으로 불릴만한 개체집단이 형성되게 되요.

이것이 진화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입니다.


간단하고(?) 허접한 설명이였는데,,, 괜찮을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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